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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째 중증장애인 손발 그만둘 위기

 

활동지원사 김영이 씨는 12년째 중증장애인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쉴 권리 보장을 위해 생활임금, 교대제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활동지원사 김영이 씨는 12년째 중증장애인의 손발이 되어주고 있다. 쉴 권리 보장을 위해 생활임금, 교대제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에이블뉴스
연일 뜨거운 불볕더위만큼 활동지원사 김영이 씨(53세, 여)의 속도 타들어 간다. 영이 씨는 요즘 평생직장이라고 자부했던 활동지원사를 그만둘 위기까지 왔다고 했다. 그는 12년째 최중증장애인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임금 적고 힘들지만 제도가 좀 더 나아지겠지, 나아지겠지. 그런데 지금은 한계가 온 것 같아요.” 영이 씨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영이 씨는 주중 주말 포함해 오전 7시에 출근해 신변처리, 식사, 이동지원, 가사 지원 등을 돕는다. 그리고 오후 7시~8시에 퇴근, 평균 하루에 12~13시간을 근무하고 있다. 쉬는 날은 한 달에 딱 두 번이다. 쉬는 날마저도 ‘주부’로서 밀린 가사 일을 하느라 여념이 없다. 가족들과 저녁 식사 한 번 하는 것이 그저 소원이다.

“아파도, 입원해도 일해야 해요. 이용자가 병원 가는 거 싫어하시면 서럽기도 하죠. 의견 충돌로 인해 여러 번 잘리기도 했어요.”

지난달부터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며, 영이 씨를 포함한 활동지원사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이로 인해 4시간 근무 시 30분, 8시간 근무 시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해야 한다.

휴게시간은 무급으로, 휴게시간 위반 시 활동지원기관은 2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활동지원 특성을 반영하지 않은 일괄적인 법 적용에 대한 문제는 계속 제기돼왔고, 보건복지부 또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6개월의 계도기간을 가진 상태다. 영이 씨가 속한 기관은 현재 휴게시간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 “대체인력도 없고, 휴게시간을 부여할 대안이 없이 단말기만 쉬는 거죠.”

전국활동지원사노동조합(이하 활동지원사노조) 위원장이기도 한 그는 전국 각지에 있는 조합원들의 휴게시간으로 인한 고충이 들려온다고 했다.

“일부 시행을 하는 곳이 있어요. 복지부가 지침을 내리고, 벌금 조항이 있으니까 기관은 두려운 거예요. 그러다 보니 3시간 45분 일하고, 단말기 끊고 15분 쉬고, 바로 또 찍고, 이른바 ‘시간 쪼개기’를 하고 있는 거죠.”

복지부는 지침을 통해 휴게시간 보장을 ‘자율’이라고 강조하지만, 현장은 ‘강제’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복지부는 면담에서 휴게시간은 자율이고,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기관에게 벌금을 주거나 평가 이하의 점수를 주거나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법은 강제며, 고용노동부의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특례업종일 때도 늘 임금 때문에 고발의 문제가 있었어요. 문을 닫고 환수 조치당하고. 이제는 근로기준법을 강제하면 고발할 수밖에 없잖아요. 기관은 또 사업을 반납하게 되고. 최근에도 휴게시간 때문에 반납했다는 기관이 있고요. 결국 장애인이 피해받는 거잖아요.”
 
지난달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윤소하의원과 기자회견을 가진 모습.ⓒ에이블뉴스DB 에이블포토로 보기 지난달 3일 국회 정론관에서 정의당 윤소하의원과 기자회견을 가진 모습.ⓒ에이블뉴스DB
복지부가 휴게시간 보장과 관련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자, 이용자, 기관, 활동지원사 모두 가만있을 수 없었다. 지난달 3일 정의당 윤소하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휴게시간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

영이 씨 또한 이 자리에서 “휴게시간 동안 장애인이 불안해하지 않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고, 근로자들도 질 좋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도개선 방향은 장애인과 근로자 모두를 고려해야 방식이라고 했다. “나만을 위한 법이 아니에요. 장애인활동지원사 모두 함께 살아아죠.”

반면, 활동지원 휴게시간이 이슈로 떠오르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휴게시간을 거부하며 차라리 특례업종으로 다시 포함해달라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이에 영이 씨는 “특례로 돌아가도 휴게시간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근로기준법 개정하기 전에도 쉴 권리가 있었어요. 강제성이 없었을 뿐, 근로계약에 있거든요. 이슈화된 적이 없고 꼭 지켜야 할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죠. 특례업종으로 돌아가도 휴게시간은 주어져야 해요. 단말기만 쉬는 것이 문제인거죠.”

그는 제도개선 방법의 하나로 활동지원사의 월급제와 교대제 필요성을 피력했다. 노동자의 쉴 권리와 임금 보장이 되도록 월급제, 그리고 장애인이 불안하지 않도록 촘촘한 서비스를 위한 교대제다.

현재 활동지원사는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을 보장받지 못한 채 매년 책정되는 단가에 의해 시간당 8100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질 좋은 일자리, 생활임금 보장으로 활동지원사라는 직업이 인기가 높아지면 일하는 인력도 늘어나 교대제가 가능, 근로기준법 개정 문제 또한 해결된다는 주장이다.

활동지원사는 회사원이 아니잖아요. 이용자의 특수성을 반영해서 ‘쉴 권리’를 보장해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8시간만 일해도 생활임금이 보장되게끔 월급제를 도입하고, 교대제를 통해 촘촘한 서비스를 제공해 장시간 노동도 금지하고요. 저는 하루 12시간 일하고 월 200만원 정도 받고 있는데요, 딱 8시간만 일하고 최저임금 받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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