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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폐연대 공동대표 집행유예 2년 선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25일,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등 6개 법률 위반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아래 집시법) 등 6개 법률 위반으로 1심에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9단독(판사 최진곤) 재판부는 박 대표가 기소된 7개 혐의 중 6개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박 대표는 집시법, 일반교통방해, 공동주거침입, 공동재물손괴 등에 따른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업무방해 등을 위반한 7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날 재판부가 10여 분간 읽어내려간 박 대표의 '범죄사실'은 장애인 투쟁의 역사였다. 모든 혐의가 장애등급제 폐지 투쟁, 고 송국현과 고 오지석의 사망에 따른 투쟁,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한 시외버스 탑승 투쟁, 그리고 프란시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 저지를 위한 투쟁 과정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법정에는 박 대표가 '범죄를 저지르던' 현장에 함께 있던 30여 명의 전장연 회원, 활동가 등이 동행했다.

 

재판부는 박경석 대표가 미신고 집회를 다수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2014년 4월 14일, 전장연이 국민연금공단 장애인등급심사센터 앞에서 진행한 '송국현 화재 사건에 대한 사과 및 대책 마련 기자회견', 2014년 4월 20일 서울고속터미널 시외버스 탑승 시도, 2016년 9월 13일 동서울터미널 시외버스 탑승 시도 등이 모두 '미신고 옥외 집회'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주로 △구호를 제창한 점 △안전을 위해 투입된 경찰과 충돌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2014년 4월 20일 서울고속터미널에서 전장연 회원들이 시외버스 탑승을 시도한 것에 대해 박 대표 측 변호인단은 "미리 예매한 버스를 승차하기 위한 것이었을 따름으로, 경찰의 부당한 승차 방해와 최루액 분사 등으로 인해 물리적 충돌이 일어났던 것일 뿐이기에 집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집회 참가자들이 미리 200여 장의 승차권을 마련했던 점을 봤을 때, 계획된 다수인의 의견 표명에 해당한다"며 경찰이 승차를 막은 행위 역시 "최루액 분사 행위의 적법 여부는 별개로 판단해야 하나, 다수의 승객이 몰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의 행위는 적법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교통 불편에 대해서도 '일반교통방해'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2014년 5월 6일, 서울역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여한 전장연 회원들이 서울스퀘어 앞 차로를 점거한 행위, 2014년 6월 5일 진행된 고 오지석 씨 장례식 당시 차로를 점거한 행위, 2014년 8월 15일 범국민대회 당시 차로를 점거한 행위 등이 모두 일반교통방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박 대표 측이 "적법한 집회에서 발생한 점거이며, 우회도로 등이 있었으므로 일반교통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2014년 8월 13일, 프란시스코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하고자 명동성당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박 대표가 탑승한 승용차가 차단기를 손괴했다며 검찰이 기소한 '공동주거침입', '공동재물손괴' 등에 대해서는 "박 대표가 승용차 운전자와 공모하거나 손괴를 지시했음을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역시 하반신 마비 중증장애인으로 그동안 장애인권 증진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전개해온 점,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헌법상 보장된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점,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제도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점 등을 부정할 수 없다"며 "각 범행이 장애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는 호소의 일종인 측면을 고려"해 2014년 5건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 2016년 1건에 대해서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하였다. 그에 앞서 검사는 박 대표에게 2년 6월의 구형을 내렸다.

 

25일, 선고가 끝나고 서울중앙지법에서 나오는 박경석 대표.
 

재판이 끝난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 대표의 변호인인 김재왕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재판부가 한 차례 바뀌고, 선고도 연기된 끝에 2년 만에 나온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공방이 있었고, 무죄를 주장했으나 결국 7개 혐의 중 6개에 유죄판결이 내려졌다"며 "현행 실정법의 한계를 보여준 판결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집회 시위를 불법시하는 집시법, 그리고 집회 참가 시 도로를 점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일반교통방해라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장애인권 투쟁에 대한 검찰의 무분별한 기소와, 과도하게 엄격한 재판이 언제쯤 끝날지 답답한 마음"이라며 "검찰과 법원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경석 대표는 "오늘 다시 한 번 느낀 것은 사법부의 언어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의 삶의 언어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이었다"라며 "우리는 송국현이 죽었을 때, 불타는 마음으로 국민연금공단 앞에 갔던 것인데, 재판관은 '꼭 그 방법밖에 없었는가'라고 되묻는 것을 보며 답답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사회적 약자들이 불타 죽지 않고, 시설에 갇혀 살지 않고, 지역 사회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다른 방법'을 제시해야 할 책임이 국가에 있다"며 "우리의 투쟁은 우리의 무죄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6개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에 불복, 항소할 예정이다.

 

선고 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판결 내용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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