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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드라마 제3의 매력 장애인과 편의시설

JTBC 금토드라마 '제3의 매력'(극본 박희권·박은영, 연출 표민수)은 ‘스물의 봄, 스물일곱의 여름, 서른둘의 가을과 겨울을 함께 통과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 계절 마다 다른 얼굴로 부딪친 그들의 인연이 소소한 운명이 되는 연애 판타지다.’라고 한다.
 
제3의 매력. ⓒJTBC    제3의 매력. ⓒJTBC
그 남자는 온준영(서강준 분)이다. 남자는 필요이상으로 계획적이고, 섬세하다. 섬세한 것들은 대부분 예민하기 마련인 법. 당연히 꼼꼼하고 깐깐하다. 계획대로 움직여야 직성이 풀리는 플랜맨이다. 그런데 계획대로 안 되는 게 있으니 바로 연애다. 어쩌면 밴댕이 소갈딱지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여자와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를 반복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 여자는 이영재(이솜 분)다. 목소리 크고, 오지랖 넓고, 활화산 같고, 성격 급하고, 불 같이 뜨겁고, 빨간 음식이라면 무조건 달려든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이다. 즉흥적인 감정 또한 솔직한 자신의 감정이라 생각하고 충실하다. 부모님 없이 단 하나 뿐인 오빠와 의자하며 자랐다.
뻔 한 캔디 형 캐릭터 같지만 결정적 순간,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현실주의다.

스무 살 장면에서 온준영은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모범생이었다. 친구들 네 명이 파트너 구하기 미팅에 나가는데 온준영도 데려간다. 온준영이 네 명 중의 한 명이기는 하나 온준영은 왕따였다.

미팅 상대는 모 여대 방송연예과 학생이었다. 네 명의 남학생이 자리를 잡았는데 여자는 세 명이었다. 한 명이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방송연예과 학생들은 고등학교 친구들이었기에 한 친구를 급히 불렀다. 세 명은 짝을 맞춰 나가면서 온준영에게 기다리라고 했다.

혼자 남아서 기다리는 온준영에게 다가 온 사람이 이영재였다. 온준영과 이영재는 둘 다 생애 첫 미팅으로 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영재는 매운 떡볶이를 먹으러 갔는데 온준영은 매운 음식은 못 먹는 사람이었다.

온준영이 매워서 타는 입속을 달래려고 맥주 빨리 마시기 대회에 나갔다가 술이 취했다. 온준영이 자기 방에서 륙색 가방을 열었을 때 소스라쳐 놀랐는데 가방 안에서 나온 것은 펌 연습용가발이었다. 이영재가 가방에서 발견한 것은 알록달록 밑줄이 그어진 화학식 노트였다. 둘의 가방이 바뀌었던 것이다.
 
현관문 핸드레일과 리모컨. ⓒ이복남    현관문 핸드레일과 리모컨. ⓒ이복남
온준영은 가방을 바꾸려고 이영재를 찾아가고, 이영재는 온준영의 머리로 펌 연습을 하면서 둘은 가까워졌다. 둘은 함께 있는 시간이 즐겁고 유쾌했다. 그래서 온준영은 학교 일일호프에 이영재를 초대했다.

일일호프에서 이영재는 끼를 발산했고 왕따 같은 온준영과 커플댄스로 상을 탔다. 그러자 한 친구가 빈정거렸다. “너 고졸이잖아, 학교 안 다닌다는 사실은 왜 말 못해.”

친구 김소희는 이영재의 륙색 가방을 뒤엎었다. 가방에서 쏟아진 것은 펌 롤이랑 머리 빗 등 미용기구였다. 이영재가 미용기구들을 가방에 주워 담는데 친구가 말했다.

“공부도 못해서 동네 미장원에서 시다나 하는 주제에 어디서 감히…….”

이영재는 흩어진 롤을 줍다말고 김소희의 뺨을 때렸다. 그러자 김소희와 이영재는 서로 머리끄덩이를 잡고 엉겨 붙었다. 온준영 등 주위 친구들이 뜯어 말리자 이영재는 그대로 가 버렸다.

온준영은 이영재가 다니는 미용실로 찾아가서 가방을 돌려주며 기다린다고 했으나 이영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어느 날, 이영재가 지하철을 타려는데 앞에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남자 장애인이 있었다. 남자는 지갑을 떨어뜨렸는데 지갑을 주우려니까 손이 닿지 않았다. 이영재가 지갑을 주워주는데 마침 지하철이 도착했다. 두 여자가 지하철에 빨리 타려고 하다가 한 여자 A의 핸드백이 남자의 휠체어에 걸리는 바람에 A가 가방을 빼면서 휠체어를 밀쳤다.

이영재와 A 그리고 장애인 남자도 지하철을 탔다. 화가 난 이영재는 “인간 같지도 않은 여자 때문에 휠체어 타신 분이 다칠 뻔 했다구요.” 이영재는 A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A는 사과할 마음이 없었다. “너 저 휠체어랑 한 패지? 돈 뜯어내려는 자해공갈단이지?” A는 오히려 이영재에게 빈정거렸다. “야 사과해! 밀쳤으면 사과해야할 것 아니냐” “그게 왜 내 탓이야, 복잡한데 (장애인이)지하철은 왜 타느냐고!”

장애인 남자는 괜찮다고 했고, A는 사과할 마음이 없고, 이영재는 사과하라고 다그쳤다. A가 자리를 피하려 하자 오지랖 넓은 이영재가 A의 가방을 잡았고 가방끈이 끊어졌다.
 
수동휠체어와 이영재.  ⓒJTBC    수동휠체어와 이영재. ⓒJTBC
결국 두 사람은 파출소로 불려갔다. “너 이 가방(핸드백)이 얼마짜리인지 알아?” A는 기세등등했다. 이영재는 화가 나서 “내 옷은 어떠냐? 더군다나 장애인이 다칠 뻔했다.”고 했다.

경찰이 피해보상으로 합의 하라고 했으나 A의 남자 친구가 형사여서 이영재는 자해공갈단으로 몰리는 등 사태가 불리해졌다. 이영재는 하는 수 없이 온준영을 불렀다. 얼마 전 이영재는 경찰이 된 온준영을 만났던 것이다.

드라마와는 별개로 요즘은 병원환자용 같은 수동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을 타는 장애인은 거의 없다. 수동휠체어는 혼자서 다니기 어려우므로 보호자 등이 밀어주어야 하고, 전동휠체어는 혼자서 다닌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수동휠체어도 혼자서 다니는 줄 아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전동휠체어를 밀어 주려는 웃지 못 할 난센스도 있다.

그리고 드라마의 진행상 필요했는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게 휠체어를 밀치는 사람도 없을 뿐 아니라 설사 실수로 휠체어를 밀쳤다 해도 사과도 안 하는 A처럼 뻔뻔하고 막무가내인 나쁜 여자도 없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강력반 형사 팀장인 온준영이 와서 이영재는 위기를 벗어났다. 이영재가 고맙다고 온준영에게 저녁을 대접했는데 온준영은 지난 7년을 원망하며 술타령을 하다가 인사불성이 되었다.

스물의 봄, 그날 온준영은 이영재를 기다렸으나 이영재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방황하던 준영은 입대를 했고 제대를 하고 와도 영재를 만날 수가 없었다. 그 후 온준영은 경찰이 되었다.

온준영은 스물일곱의 어느 여름날 마약사범을 잡으러 간 나이트클럽에서 이영재를 만났다. 그동안 일류 헤어디자이너가 된 영재가 미장원 사장 언니와 술을 마시러 왔던 것이다.

다음 날 아침 온주영은 낯선 침대에서 잠이 깼다. 그 앞에는 의자에 앉은 이수재(양동근 분)가 있었다. “영재가 8시에 깨워주라고 했는데…….” 그제야 온준영은 여기가 이영재의 집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수재는 술 깨는 커피인데 전문 바리스타가 만든 것이라며 커피를 한 잔 권했다.

“7년 전 14명을 죽인 선안부 연쇄살인사건 기억하나? 놈이 체포되던 날이 기억나는군. 그 날 나와 이영재의 인생도 바뀌었지.”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체포되면서 이수재를 찌르거나 밀치기라도 한 걸까? 필자의 우문이었다. 사실 아무런 연관도 없는 연쇄살인 사건이 왜 나왔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척수장애인이 된 이수재. ⓒJTBC    척수장애인이 된 이수재. ⓒJTBC
그날은 이수재가 사고를 당한 날이었다. 이수재와 이영재는 남매인데 조실부모하고 할머니와 살았는데 할머니도 돌아가셨다. 7년 전 이영재는 미장원 시다였고, 오빠 이수재는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노가다를 했는데 4층 높이에서 추락했다.

7년 전 세상이 희대의 살인마에게 집중됐던 그날, 수재의 추락으로 영재는 망연자실했고, 한없이 이영재를 기다리던 온준영은 경찰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수재는 척추골절로 휠체어를 사용하는데 온준영이 잠에서 깬 아침 그 앞에는 이수재가 두 발로 땅을 딛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아무리 드라마지만 이게 가능한 얘기일까?

한편 이수재는 ‘운명을 사랑하라’는 모토를 가지고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서 낮에는 커피트럭에서 커피를 팔고 밤에는 시나리오를 쓰는 ‘순도 100프로 똘끼 가득한 낭만주의자’가 되었다.

이수재를 찾아간 온준영은 “온 국민의 눈과 귀가 희대의 살인마에게 집중됐던 그날, 나란 놈이 어린애 같은 투정이나 부리던 그날, 그 형은 다리를 잃었고, 스무 살의 영재는 작은 집의 가장이 되었다.”고 했다.

가장(家長)이란 한 가정의 장이다. 대체로 아버지가 가장이 되는데 아버지가 없는 가정에서는 어머니가 가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이수재가 장애인이 되었다고 해서 여동생이 가장이 되어야 하다니, 이건 뭔가 좀 이상하다. 그렇다면 장애인 아버지는 가장이 될 수도 없다는 것인가.
 
기름 값을 대신 내주는 온준영. ⓒJTBC    기름 값을 대신 내주는 온준영. ⓒJTBC
그리고 또 하나 현재 대부분의 사업장에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하여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이수재처럼 척추가 골절되어 장애 1급이 되었다면 산재보험에서 보상금 내지 산재연금을 받을 수 있고 국민연금도 받을 수 있다. 설사 이수재가 4대 보험도 안 되는 영세사업장에서 일을 했다고 해도 이수재가 장애 1급이고 동생 이영재가 미장원 시다라면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이수재는 장애인연금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수재는 돈을 벌기 위해 커피장사를 하고 있었다. 거리에 커피트럭을 세워 놓고 커피를 팔고 있었는데 단속반에 걸리기도 하고, 주유소에서 주유를 하고는 체크카드에 잔고가 없어서 온준영을 부르기도 한다.

필자가 이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이수재가 가난하다는 것과 그리고 커피트럭 운전석에 어떻게 올라가는지였다. 이수재가 커피트럭에 올라가는 모습을 좀 보여주면 좋으련만 이수재는 언제나 트럭 앞이나 옆에 수동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척수장애인이 수동휠체어를 타면서 커피트럭에는 어떻게 올라가서 운전을 하며, 내릴 때는 또 어떻게 내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이 궁금하다.

그리고 또 하나 장애인복지를 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정말 유감스러운 모습은 이수재 즉 양동근의 얼굴이다. 머리도 더부룩한 장발인데다 손님에게 커피를 팔 때는 물론이고 누구에게 말을 할 때도 오만상을 찡그리며 비굴하게 헤벌쭉 흘리는 웃음이다.
 
오만상을 찡그리는 이수재.  ⓒJTBC    오만상을 찡그리는 이수재. ⓒJTBC
장애인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비굴하게 웃어야 사람들에게서 온정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장애인은 왜 당당하게 활짝 웃으면 안 되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수재는 돈이 없어서 동생 영재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커피트럭을 팔았다. 이수재의 커피트럭에는 앞과 옆에 ‘AMORFATI’라고 씌어 있다.

아모르파티(AMORFATI)는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의미로, 인간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설명하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운명관을 나타내는 용어인데 운명애(運命愛)라고 하는 라틴어이다.

이수재는 동생 영재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커피트럭인 ‘아모르파티’를 팔고 온준영을 불렀다. 온준영과 같이 마트에서 물건을 사 와서 집(아파트)으로 가는데 엘리베이터가 ‘고장 수리중’이었다. 이를 보고 온준영은 이수재를 업고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마트에서 사온 물건을 휠체어에 담아서 휠체어를 들고 다시 한 번 계단을 올랐다. 몇 층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수재를 업고 계단을 오르는 온준영. ⓒJTBC     이수재를 업고 계단을 오르는 온준영. ⓒJTBC
고층 아파트에 사는 장애인이 엘리베이터가 고장 수리중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사로 같은 대체수단도 없고 더구나 온준영처럼 업고 계단을 오를 사람도 없을 때는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수재가 커피 장사도 접고 집에 있으니 초인종이 울렸다. 이수재가 휠체어를 타고 문을 열어 주려고 현관 쪽으로 가는 사이에 택배기사는 쌀 20kg를 문 앞에 그냥 두고 가버렸다. 이영재는 택배기사에게 쌀을 집안에 좀 넣어 달라고 했는데 이수재가 문을 늦게 여는 바람에 택배기사는 그냥 가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이수재가 내다보는 현관문 앞에 턱이 있었다. 휠체어가 넘을 수 있는 턱은 2cm미만이다. 요즘 대부분의 아파트 현관문에는 턱이 없는데 하필 이수재가 사는 아파트에는 턱이 있을까.

이수재는 20kg의 쌀 포대를 힘겹게 낑낑 대면서 겨우 들어서 옮겨 놓는다. 시청자들에게 장애인이 가까스로 해내는 힘든 모습을 보여주어야만 비장애인들에게 그나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일까.
 
현관문을 여는 이수재. ⓒJTBC    현관문을 여는 이수재. ⓒJTBC
장애인 가정에는 현관문을 여는 리모컨이 있다. 그런데 이수재 집에는 리모컨도 없고 핸드레일도 없다. 장애인 가정에 현관 리모컨이나 핸드레일은 장애인복지관이나 자립센터 등에서 달아 주는데 수급자는 무료이고 그 밖에도 약간의 실비만 받고 달아 주고 있다.

만약 집에는 장애인만 있어서 무거운 물건을 집안으로 옮겨야 할 경우에는 착불로 하라. 그러면 택배기사가 착불료를 받기 위해서라도 기다리게 된다. 또 하나 1급 장애인이라면 활동지원사가 있어서 현관문을 열고 택배 물건을 받아 줄 수도 있다.

‘제3의 매력’은 JTBC 드라마다. 얼마 전에 끝난 ‘라이프’도 JTBC 드라마였다. 그런데 ‘라이프’에도 1급 지체장애인 예선우(이규형 분)가 등장한다. 예선우는 ‘라이프’에서 장애극복기나 성공신화가 아니라 평범하지만 긍정적인 장애인의 삶을 보여 주었다. 더구나 누구나 접고 펴고 이동할 수 있는 전동휠체어를 비롯하여, 집안에 설치 된 핸드레일 그리고 장애인콜택시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나 정보기기 등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러면서 예선우는 항변한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왜 내 삶이 누군가한테 용기를 줘야 하는데? 난 그냥 사는 거야.” 그는 그냥 보통사람으로 살아갈 뿐이었다.
 
‘라이프’에서 예선우의 전동휠체어. ⓒJTBC    ‘라이프’에서 예선우의 전동휠체어. ⓒJTBC
그런데 ‘제3의 매력’에서 이수재는 ‘아모르파티’를 외치면서도 오만상을 찡그린 비굴한 웃음을 흘리며, 돈이 없는 지지리 궁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한 장애인이 수동휠체어를 사용하여 지하철을 타게 하는 등 장애인복지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장애인은 불쌍하고 청순가련한 자선과 온정의 대상이고,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감동 드라마의 주인공 같은 장애극복이나 성공신화의 대상으로만 남아 있어야 할까.

적어도 이수재가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아모르파티’를 외친다면 운명을 사랑하는 긍정적인 장애인으로서 좀 더 멋지고 폼 나게 살게 했으면 좋겠다. 첨단의 기기를 사용하면서 세상에 이렇게 사는 장애인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측면에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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