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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을 멈취라 부모연대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 축구2차 농성 돌입

  • 뽀빠이  (qwe2500)
  • 2019-03-22 11: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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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가 또다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

 

부모연대는 지난해 4월부터 발달장애인의 권리를 정부가 직접 보장하는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가족과 당사자 209명의 삭발에 이어 광화문에서 청와대까지 2500여명이 삼보일배를 하고, 청와대 앞에서 농성하며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했다. 정부는 그해 9월에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의 강한 요구에 응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해 정부 예산이 발표되자 기대감은 실망으로 바뀌었다. 정부가 발표한 예산은 427억 원으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 대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생애주기별 종합대책 중 신규 서비스로 시작되는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예산은 191억 원에 불과해 발달장애인과 가족의 삶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모연대는 21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의 기만적인 발달장애 정책을 비판하며 '진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를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을 선포했다. 결의대회에는 전국 17개 지부 회원 1천여 명이 참석했다.

 

부모연대가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주간활동서비스 보편 시행을 위한 예산 확대이다. 현재 2019년 예산에 따르면, 성인주간활동서비스 대상자는 2500명에 불과하다. 이는 전체 성인 발달장애인 중 1.5%에 불과한 숫자다. 또한, 서비스 제공 시간도 하루 평균 4시간에 불과하다. 부모연대는 이를 2020년까지 성인 1만 명, 청소년 1만 명으로 확대하고, 제공시간 역시 하루 8시간, 중증중복 장애인에게는 2배로 제공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주간활동서비스를 월 88시간 이용할 때 기존에 활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던 경우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 월 44시간이 삭감되는 방침도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연대는 "대통령까지 나서 발달장애인과 가족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국가가 보살펴주겠다고 한 약속이 기존 서비스를 빼앗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전체 정부의 발달장애인 사업 예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간활동서비스 실정이 이런데 다른 서비스는 오죽하겠나. 결국 청와대 영빈관에서 발표한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쇼에 불과했나"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9월 12일, 발달장애인 평생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대해 간담회를 하며 '그동안 우리 사회가 발달장애인에 대해 무관심했고, 정부도 무책임했던 것에 반성한다. 앞으로 더 잘 챙기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부모연대는 그밖에도 △발달장애인 일자리 확대 및 최저임금 적용 제외 규정 폐지 대안 마련 등 고용 정책 개선 △특수교육법 전부 개정을 통한 장애인 교육권 보장 △발달장애인의 문화・체육・관광기회 확대 △발달장애인 지역사회 주거생활 지원 대책 수립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국가책임제 도입', '노동권 보장',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박승원 기자

 

윤종술 부모연대 대표는 결의대회를 시작하며 "오늘 결의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들이 새벽차를 타고 왔다"라며 "바쁜 일정 뒤로하고 새벽같이 서울로 모인 것은 발달장애인이 최소한 인간답게 살게 해달라는 요구를 품고 모인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윤 대표는 "정부가 발달장애인 생애주기별 종합대책을 발표했을 때, 부모와 당사자들의 눈물과 투쟁으로 일군 성과였기에 기대감을 가졌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너무나 엉망진창이라 다시 투쟁을 결의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반복되는 투쟁이지만, 우리 다음 세대 자녀와 부모들은 힘든 싸움을 반복하지 않아도 되도록 지금 우리가 발달장애인이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의 토대를 꼭 만들자"고 전했다.

 

박명애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오늘 모인 부모님들을 뵈니 우리 부모님 생각이 났다"고 입을 열었다. 박 대표는 60년 전에도 겪었던 장애인 당사자와 그 부모의 고통이 아직도 반복되는 현실을 짚으며 발언을 이어갔다.

 

"우리 부모님도 장애를 가진 나를 키우느라 젊음 없이 사셨어요. 부모님은 '왜 나는 장애인 자식을 둬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가. 왜 나는 내 자식의 손을 잡고 함께 걸을 수 없나' 하는 질문을 수없이 많이 하셨습니다. 부모님에게 젊음이 없으니 어린 저에게도 삶이 없었습니다. 어머니가 저를 업어 학교에 데려다주려면 어린 두 동생이 집에 남겨져 있어야 하는 상황이니, 결국 제가 학교에 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고 집에만 갇혀있던 때가 있었어요. 내가 공부하기 싫어서 안 한 것 아니고, 밖에 나가기 싫어서 안 나간 것 아닌데, 어머니 아버지의 힘만으로 다 감당할 수 없으니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제는 이런 사회를 끝장냅시다. 돈(예산)에 밀려서 장애인은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그리고 부모 혼자 힘으로 감당해야하는 사회를 끝내기 위해 함께 투쟁합시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결의대회에는 전국 17개 지부 회원 1천여 명이 참석했다. 사진 박승원 기자.
 

결의대회 참여자들은 그의 발언에 박수와 환호, 그리고 눈물로 공감을 표했다. 김신애 부모연대 부회장 역시 "박 대표님의 발언을 들으며 자괴감에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김 부회장은 "나도 30대에 처음으로 투쟁에 발을 들였는데, 시간이 흘러 자녀들이 성인이 되었고, 세상은 많은 것이 변했다지만 아직도 우리 자녀들의 삶은 변한 것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작년, 투쟁과 농성 끝에 종합계획이 나왔을 때 희망을 가졌다. 그러나 12월에 통과된 예산을 보고 좌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죽고 자살하는 부모들, 그리고 당사자들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 이제는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을 수 있는 토대를 확실히 만들자"라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김 부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부모들이 발달장애인 당사자들과 '연대' 해야 한다. 그저 자녀, 아이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동지로 인식하고 그들의 목소리와 삶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며 투쟁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발달장애인 당사자들 역시 결의대회에 함께 했다. 김영래 한국피플퍼스트 경남센터 활동가는 "작년에 (당사자와 부모들이) 투쟁하는 것을 보며 눈물이 났다. 이렇게까지 해야 한다는 것이 슬펐다. 당사자들은 학교를 졸업하면 갈 곳이 없다. 정부는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해 놓고 왜 지키지 않는가. 우리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을 좋아한다"라며 실효적인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했다.

 

오지현 인천발달장애인자립생활센터장 역시 "발달장애인이 차별받지 않고 동료로 인정받는 직장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나 역시 이전에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식 참여조차 거부당했던 직장에서 무엇이든 같이 하고자 하는 지금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라며 "우리도 할 수 있다.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의 선택이 존중받는 직장을 많이 만들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후 참여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부터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부모연대는 청와대 앞에 농성장을 꾸리고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번 제대로 된 발달장애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며 무기한 농성을 할 예정이다. 부모연대는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정책 요구안과 함께 꽃을 전달했다. 윤종술 대표는 "봄이 왔지만 여전히 피어나지 못한 발달장애인의 권리가 활짝 피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준비했다"며 "우리의 요구 하나 하나를 꽃에 담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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