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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 장애인 경기도민, 내년도 활동지원 받을 수 있을까?


기자회견에서 내년 1월에 만 65세가 되는 사지마비 중증장애인 오종수(경기도 안산시) 씨가 발언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큰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 수리야 활동가가 대독했다. 사진 허현덕

 

- 만 65세 사지마비 장애인 오종수 씨, 내년 1월에 활동지원 24시간 끊긴다  

 

경기도에 사는 만 65세 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이 위태롭다. 경기도가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의 긴급구제 대상자 세 명에 대해서는 올해 경기도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추가 지원자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사지마비 중증장애인 오종수(경기도 안산시) 씨는 인권위 긴급구제 대상자 세 명 중 한 명이다. 그는 내년 1월에 만 65세가 된다.

 

그는 25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갖게 되어 현재 호흡기와 소변줄을 착용하고 있다. 사고를 당한 후 집에서만 생활하다 지난 2007년부터 활동지원을 받으면서 차츰 사회활동을 할 수 있었다. 현재는 월 767시간의 활동지원 시간을 받고 있다. 복지관 프로그램도 다니고 교회, 척수장애인 모임에도 참여하고 있다.

 

혼자 사는 오 씨는 식사, 목욕, 신변처리 등 생활지원이 필요하고, 밤에도 수시로 체위변경을 해주지 않으면 욕창이 생길 위험이 크다. 그러나 현행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장애인활동지원법)에 따르면 만 65세까지만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이후 노인장기요양보험(아래 요양보험)으로 전환된다. 이대로라면 오 씨는 외출은커녕 체위변경을 할 수 없어 욕창으로 생명까지 위협받게 된다.

 

이러한 절박함에 그는 지난 6월 인권위에 긴급구제 신청을 했다. 이에 7월 인권위는 법 개정 전까지 65세 연령제한으로 발생한 서비스 공백을 경기도에서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인권위의 권고는 무시한 채 ‘법 개정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17일 제346회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도 이재명 도지사는 다시 한번 ‘지자체 지원은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는 비용 때문이었다. 한편, 지난 4월 8일에는 ‘경기도 고령장애인 지원 조례’가 경기도의회를 통과했지만 예산 수립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경기도에는 31개 지자체를 원활히 이동할 수 있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 장애인 수용시설 문제 등 장애인권 사안이 산적해 있다. 이에 대해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경기장차연)는 25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도지사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자리에 오종수 씨도 참여해 목소리를 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큰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 다른 활동가가 그의 글을 대독했다.

 

오종수 씨는 “하루 24시간 활동지원 받던 사람들이 하루 4시간으로 서비스 시간이 줄면서 가족과 헤어져 요양시설로 가거나 장애로 인한 합병증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하는 상황을 보면서 곧 나에게 닥칠 현실이라고 느꼈다”며 “경기도에서 사는 최중증장애인의 삶에도 인권이 있고, 필요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도지사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권달주 경기장차연 대표 또한 “경기도는 내년도 만 65세 도래자 20명에 대한 예산을 책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5일 오후 2시, 경기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의 탈시설-자립생활 정책 마련, 예산 반영을 촉구하며 이재명 도지사의 면담을 요구했다. 권달주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허현덕

 

- 장애인 이동권, 생색내기식 약속 말고 ‘광역통합운영체계’ 마련해야

 

경기도는 장애인 이동권 문제도 심각하다.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에서 발표한 저상버스 보급률에 따르면 경기도는 2017년 13.3%, 2019년 13.4%로 나타난다. 휠체어 탄 장애인은 경기도 버스 열 대 중 한 대밖에 탈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특별교통수단 사정은 나을까. 이재명 도지사는 2018년 도내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전국 지자체 최초로 2022년까지 법정대수 558대의 200%에 해당되는 1116대의 특별교통수단을 확보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입장은 싸늘하다.

 

정기열 경기420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이재명 도지사 취임 전인 2018년 당시 이미 경기도 특별교통수단 도입률은 170%였다. 5년 동안 30%, 170대를 늘리겠다고 한 것”이라며 “이는 31개 시·군에서 5년 동안 2대씩만 늘리면 되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작 장애인들이 지속해서 요구하는 것은 경기도 31개 시·군을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는 ‘통합운영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현재 경기도 내 특별교통수단은 운행 지역·방법·요금 등 시·군별로 지침에 많은 차이가 있어, 장애인들은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광역통합운영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했지만 그야말로 ‘공약(空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기열 공동집행위원장은 “경기도는 광역통합운영 체계를 갖춘다고 했지만, 시·군에 운영비 10%를 주는 게 고작인데 누가 참여하겠나”라며 “강원도는 30억 원을 들여 콜과 배차를 하는 통합콜 운영센터를 설치했다. 도정운영과 정책에는 예산과 사업 계획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장차연은 경기도청 앞에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예산과 정책 마련을 위한 1인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사진 허현덕

 

- 시설 문제 잇따라 발생하지만 묵묵부답, 미신고 시설 문제까지 발생

 

경기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장애인거주시설이 있다.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의 ‘2019보건통계연보’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으로 313곳의 거주시설에 약 6100여 명의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향림원 등 거주시설 인권침해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에는 평택시 사랑의집과 평강타운 등에서 미신고시설 문제도 불거진 바 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렇다 할 대책은 물론, 탈시설-자립생활 계획조차 내놓고 있지 않다.

 

권달주 경기장차연 상임대표는 “경기도는 여전히 장애인 시설 수용 정책을 펼치며 거주시설에 예산을 쏟아 붇고 있다”라며 “서울시, 부산시처럼 탈시설 계획을 수립해 이제는 경기도에서 단 한 명의 장애인도 시설에 수용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장차연은 경기도청 앞에서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는 예산과 정책 마련을 위한 1인 피켓 시위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자회견보다는 SNS를 통한 투쟁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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