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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립전자에서 ‘또’… 경영진의 파행 운영에 애꿎은 장애인만 ‘대량 해고’

비리의 온상 정립전자, 이번에는 불법 마스크공장 의혹에 경영난까지
장애인 노동자 대량해고·무급휴직… 대표 서 모 씨는 책임 안 지고 사라져 
장애계 “한국소아마비협회 이사진과 서울시·광진구는 책임져야” 촉구

 

국내 최초 장애인근로사업장인 정립전자(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에서 장애인노동자를 대량 정리해고하고 무급휴직을 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립전자는 사회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 장애인근로사업장으로, 1989년에 설립되어 서울시 광진구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전자부품업체로 LED 조명 및 CCTV, USB 등을 주로 생산해왔으나 올해 6월부터 마스크 제조업체로의 변모를 시도했다. 

지난 5월에 내정된 정립전자 대표 서아무개 씨는 그동안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마스크 생산 계획을 알렸다. 서 씨는 지난 7월 27일, 한 인터뷰에서 “정립회관에 이달 말까지 분당 300장을 생산하는 마스크 생산라인 10개를 설치하고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라며 “마스크 생산라인 기계만 100대를 설치할 계획인데 다음 달 공장 세 곳이 모두 완공되면 연간 약 70억 장의 마스크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라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서 씨는 지난 6월 5일,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한 장애인언론사의 칼럼을 통해 정립전자의 마스크 생산 계획을 소개하면서 “장애인 400명 정도를 추가 고용할 것”이라며 “장애인 일자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정립전자 홈페이지에는 마스크 생산직원(근로장애인)을 채용하는 공고가 올라왔다. 이에 따라 정립전자는 채용인원 중 70%를 장애인노동자로 채용했다. 

그러나 서 씨의 계획과는 정반대로 정립전자는 경영 실패로 인해 장애인노동자를 대량 해고했다. 먼저 정립전자는 식약처의 생산 허가를 받기 전 두 달간 불법으로 마스크 105만 장을 생산한 의혹이 제기되어 현재 식약처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에 익명으로 접수된 두 건의 제보에 따르면 정립전자는 계약서도 없이 시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마스크 생산 설비 3대를 구입했으며, 설상가상으로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납품에 차질이 생겼다. 이로 인해 마스크 공급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정립전자는 마스크 사업으로 인한 빚이 늘어나자 약 30억 원가량의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정립전자는 경영난에 대한 책임을 경영진에 묻기는커녕 신규 채용한 장애인 노동자 12명을 ‘작업능력이 떨어진다’는 명목으로 한 달 만에 해고하고, 상당수의 신규 채용 노동자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지난 6월 5일, 정립전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립전자 근로장애인 채용 공고'. 마스크 생산직원(근로장애인) 채용인원에 000명이라고 적혀 있으며 고용형태는 계약직이다. 사진 출처 정립전자 홈페이지
 

문제는 이와 같은 정립전자의 ‘파행운영’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정립전자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한국소아마비협회는 이사회를 통해 지난 5월 정립전자 대표로 서 씨를 임명했지만, 파행운영이 일어나자 지난 10월 16일, 대표자를 김아무개 씨로 교체했다. 현재 서 씨는 다른 장애인단체로 자리를 옮겨 본부장직을 맡은 상태다. 이사진은 한 언론을 통해 모든 사업을 서 씨가 독단적으로 진행했으며, 우리도 사기를 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정립전자는 매년 9억 원가량 서울시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광진구는 정립전자에 대한 감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 10월 27일에는 식약처의 마스크 불법 생산에 대한 점검에 이어 서울시와 광진구가 시설 점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9일에는 한국소아마비협회에 대한 회계 감사를 진행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마이너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영상의 잘못을 판별하기 위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의로 경영을 못 한 경우 배임 혐의가 있을 수 있지만, 잘하고 싶었는데 여건 상 안됐다면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면밀하게 조사하고 최종 처분을 낼 것”이라며, 장애인노동자의 부당해고 여부에 대해서는 “고용노동부가 판단해야 할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9일 오후 2시 전장연은 서울시 광진구 정립전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사업에 따른 장애인 정리해고에 대한 진상조사와 한국소아마비협회 관련 이사진에 책임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서울시와 광진구에 특별 감사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했다. 

문애린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정립회관이 자리한 이곳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장애인이 노동자로 인정받은 역사적인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수차례에 걸쳐 온갖 비리와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비열한 행동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왜 그 책임은 온전히 노동자가 지어야 하나. 장애인의 노동권을 보장해야 하는 이곳에서 장애인이 일을 잘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정리해고 당하고 있다. 서울시와 광진구는 똑바로 회계감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규식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오래전부터 한국소아마비협회 산하시설의 비리를 고발하는 정립전자공대위에서 활동했다. 이 소장은 “이런 사태가 일어난 건 처음이 아니다. 과거 1990년대 비리와 횡령으로 두 차례 점거 농성을 벌였으며, 2004년 정년퇴임을 앞둔 관장의 변칙적인 임기 연장 문제로 약 230일 동안 점거 농성을 했다. 2015년에는 공금 횡령 및 뇌물 수수 등 부정과 비리 문제로 시설장이 구속되는 사태를 맞았다”라며 “이에 광진구와 서울시는 시보조금 중단 및 환수, 낙하산 시설장 교체(공개채용 선출)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형식만 갖췄을 뿐 비리를 저지른 상임이사는 이사직에서 사퇴하고 정립전자 원장으로 임명됐다. 이번에 해고된 장애인에 대해서도 원장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라며 이사회의 비리와 운영을 지적했다.     
 

 

정립전자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며 서울시의 보조금을 받는 근로사업장임에도, 장애인노동자를 ‘작업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해고했다. 정명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장애인노동조합 지부장은 이에 대해 “장애인의 속도가 다른 것은 사측이 스스로 잘 알고 있을 텐데 정말 그러한 사유로 해고했을까” 반문하며 “정립전자에서 장애인은 단지 회사의 돈벌이 수단인가. 사람은 쓰다가 필요 없어지면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잘못은 경영자가 하고 책임은 노동자에게 지우는 정립전자는 악랄하다. 서울시와 광진구는 당장 정립전자를 조사하고 장애인 노동자에게 저지르는 각종 부당대우를 알아내라”라고 밝혔다. 

과거 정립전자에서 30년이 넘게 근무했던 장애인노동자도 기자회견에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한군희 전 정립전자 노동자는 “장애가 무슨 죄인가.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반복되어야 하나.”라고 지적하며 “정립전자에서 일했었다고 하면 다들 어떻게 30년 동안 버텼냐고 놀란다. 그 오랜 세월 속에 있었던 일을 다 말해버리고 싶을 정도다. 이제는 나 아닌 다른 후배들도 이곳에서 일해야 하는데, 정립전자가 다시 한번 태어나서 건실하게 세워졌으면 좋겠다”라고 이사진의 개혁을 촉구했다. 

따라서 전장연은 △불법마스크 생산 및 경영난 사태, 정리해고 및 무급휴직 경위에 대한 자료 공개 △한국소아마비협회 관련 이사 책임 촉구 △정립전자의 관리·감독기관인 서울시 및 광진구의 철저한 특별 감사 등을 요구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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