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감] 지자체 사업이란 이유로 국비 지원 ‘0원’
예산난에 의료장비·시설 부실… 장애인에게 접근 안 돼

22일 국정감사에서 강선우 의원이 박능후 복지부 장관에게 '장애친화 산부인과'에 관한 질의를 하고 있다. 사진 국정감사 영상 캡처
장애여성의 출산을 돕기 위해 각 지자체별로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지만, 장애여성 당사자들에게는 여전히 문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에서 받은 ‘장애친화 산부인과 서비스 표준 개발 연구보고서’ 등에 따르면 이미 지자체로부터 ‘장애친화 산부인과’로 지정된 병원조차 장애여성을 위한 의료장비와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지난해 6월∼12월 복지부는 전국 15곳의 장애친화 산부인과 중 △광주미즈피아 △광주빛고을 △전남미즈아이 △전남강진의료원 △진주고려 △현대여성아동 등 6곳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했다. 이 체크리스트에 따르면 의료장비와 진료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침대형 휠체어를 보유한 병원은 강진의료원이 유일했고, 전동식 수술대는 단 2곳(광주미즈피아·광주빛고을), 휠체어 체중계는 단 3곳(광주미즈피아·전남미즈아이·현대여성아동)에만 설치되어 있었다.

진료환경 편의성 측면 역시 열악했다. 시각·청각 장애여성에게 의료 관련 기록을 원활히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모두 갖춘 병원은 강진의료원밖에 없었다. 진료 내용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하고, 장애유형별로 환자의 증상을 설명하는 매뉴얼을 갖춘 병원은 전남미즈아이뿐이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57)

 

 

6개 장애친화 산부인과에 대한 현장확인 체크리스트. 강선우 의원실 보도자료 캡처
강선우 의원은 “그동안 복지부는 지자체 사업이라는 이유로 국비를 전혀 지원하지 않았다. ‘0원’이다. 조사대상에 들어갔던 6개 병원은 지난 4년간 지자체 예산으로만 지원을 받았는데 총액도 2억 9984만 원에 불과했다”며 “그런데 정부는 현장점검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별도 예산을 편성해 ‘장애친화 산부인과 지정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내년에 8개 병원을 새로 지정할 예정인데 분만 실적이 많은 상급병원 위주로 선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분만 실적이 아닌, 접근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불과 2년 전부터 제도적 장치를 만들기 시작해 갈 길이 멀다”라며 “내년부터는 국비를 1곳당 5억 원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친화 산부인과도 복지부가 마련한 요건에 해당하면 지원할 것이다. 장비와 설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장애친화 산부인과 지정 및 지원의 법적 근거를 구체화하여 운영을 내실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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