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장애인자립생활센터판

Home   >   커뮤니티   >   복지뉴스

복지뉴스

‘청각장애 이유로 탈락했다’, 법원 장애인 손 들어줬다

수원고등법원. 사진 강혜민
청각장애인이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청각장애를 이유로 탈락했다’며 경기도 여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불합격처분취소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장애인 당사자의 손을 들어줬다.

18일 수원고등법원 제1행정부(도정원 주심판사, 2019누13363)는 “여주시는 지방공무원 최종 불합격처분을 취소하고, 원고에게 500만 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원고 류아무개 씨는 청각장애 2급이다. 그는 구어(상대방 입술을 읽고 입으로 말하는 것)를 사용하며, 주로 필담으로 의사소통한다. 류 씨는 2018년 경기도 여주시 지방공무원 공개경쟁임용시험 9급 일반행정 장애인 구분모집에 지원했다. 그는 최종 두 명을 선발하는 장애인 구분모집의 유일한 필기시험 합격자였으나, 면접시험에서 탈락했다. 그는 면접시험 전에도 편의제공에 관한 안내는 없었으며, 현장에서도 노트북과 문자통역 보조인만이 겨우 배치되어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제공이 지원되지 않았고 면접위원들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9년 9월, 1심에서 그는 패소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이 판결은 뒤집혔다.

항소심에서 법원은 “장애인에 대한 편의제공은 장애인 응시자가 비장애인 응시자와 동등한 조건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면서 “피고(여주시인사위원회위원장)는 면접시험에서 편의제공 기준 등을 미리 공고하지 않았고, 면접위원들에게 원고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줄 수 있는 장애 내용을 사전고지하였다. 또한 시험시간 연장 및 충분한 속기 능력을 보유한 의사전달 보조원 배치 등의 편의제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장애인복지법령이나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면접시험에서 면접위원이 장애인 응시자에게 장애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은 “면접위원의 의도와 관계없이 다른 면접위원에게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장애인 응시자를 당황하게 하거나 위축되게 할 수 있으며 다른 질문에 할애할 시간을 빼앗기기 때문에 장애인 응시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는 “장애를 사유로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라고 지적했다.

그 결과, 류 씨에게 직무와 무관한 장애 관련 질문을 하여 “의사표현의 정확성·논리성 항목에서 ‘하’ 평정을 하여 ‘미흡’ 등급을 부여한 행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 행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면서 면접위원들이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하게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판단했다.

즉, 법원은 이러한 위법한 절차에 따른 류 씨의 불합격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장애계는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은 성명에서 “법원은 정당한 편의는 제공자의 관점이 아닌 청각장애인의 입장에서 제공되어야 하며, 소통의 제약이 업무 능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편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밝혔다”면서 “이번 승소를 계기로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줄고 이로 인해 공공기관의 취업도 확대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원고 측 소송대리인 최현정 희망을나누는법 변호사는 19일 비마이너와의 통화에서 “면접위원들의 재량권 일탈·남용과 관련한 실체적 위법성에 대해 인권위에서는 이미 문제라고 지적했는데, 드디어 법원에서도 인정받았다. 이 부분이 의미가 크다”면서 “여전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게 납득되지 않는다. 공무원 임용 시험에서 시정되어야 다른 데에서도 시정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여주시가 상고하지 않을 경우, 류 씨는 면접시험을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게시글 공유 URL복사
댓글작성

열기 닫기

댓글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