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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이 분리교육 조장한다?

‘장애인평생교육법안’ 둘러싸고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 주최 좌담회 열려
한평연 “장애인평생교육법은 장애인·비장애인 교육 분리할 것” 
장애계 “장애인 평생교육 시급, 파이 나누기 식 해석 안 돼”

31일, 한평연 주최로 ‘장애인을 위한 독자적 평생교육법에 대한 열린 좌담회’가 한평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열렸다. 사진 한평연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4월 20일 장애인차별철폐의날,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외 48명의 국회의원은 ‘장애인평생교육법(안)’을 발의했다. 장애인평생교육의 중요성을 부각하고, 권리로 보장하는 법안 발의에 장애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런데 한국평생교육총연합회(아래 한평연)가 ‘장애인평생교육법이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분리시키는 법’이라고 깎아내리며 반대하고 나서 장애계는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31일, 한평연 주최로 ‘장애인을 위한 독자적 평생교육법에 대한 열린 좌담회’가 한평연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열렸다. 장애계에서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 김기룡 중부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교수가 참여했다. 한평연에서는 이정미 대구·경북 연구원 기획경영실장, 홍숙희 제주평생장학진흥원 전략사업부장이 참여했다. 신민선 한평연 회장이 좌장을 맡았다.  

1시간 반가량 이뤄진 토론은 ‘장애인 평생학습 진흥을 위한 협력 방안 모색’이라는 부제가 무색하게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 찬반에만 소모됐다.

한평원에서 제안한 토론회 주제 및 배정 시간. 주제와 쟁점은 장애인평생교육법 찬반에서 더 나아가지 못 하고 있다. 사진 한평원 토론회 자료 캡처
 
- 한평연, 장애인평생교육법안이 ‘분리 교육 초래’ 억지 주장

장애인평생교육법안에는 모든 장애인이 평생교육 참여 기회를 골고루 보장받을 수 있도록 △장애인의 평생교육 권리를 명확히 규정 △장애인 평생교육에 관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성 강화 △장애인 평생교육 전달체계 및 심의체계 구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평생교육 참가율은 0.2~1.6% 사이로, 장애인 중 평생교육에 참가하지 못하는 비율이 무려 99%에 이른다. 전체 성인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43.4%다. 전국적으로 평생교육기관 수는 4295개에 달하지만 장애인평생교육기관 수는 308개로 전체의 7.2%에 불과하다.

김기룡 교수는 “지난 2016년 평생교육법 개정 당시에도 장애인평생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시키고 명시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현시점에서 평생교육법을 장애인평생교육 시정에 맞게 고치는 것 또한 평생교육법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라며 “현재 평생교육을 받는 장애인은 전체 국민의 10분의 1 수준이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일반 평생교육기관도 전체의 10%도 안 된다. 장애인평생교육 지원체계를 만들고, 역할을 구체화하려면 예산이 필요한데 법적인 근거 없이는 예산이 책정될 수 없다. 따라서 장애특성과 욕구가 반영될 수 있는 개별 법안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결국 장애인평생교육 확산의 시급성이 있지만, 현재의 평생교육법에서는 담아낼 수 없어 개별 법안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정미 대구·경북 연구원 기획경영실장은 “법안 발의 배경과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국가단위의 지원체계가 개별적으로 마련되어야 하는지 이견이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통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대한 논의가 모색되는 게 우선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박경석 이사장은 “별도 법안은 반드시 필요하다. 평생교육은 이제껏 국가가 동전 몇 푼 주고 대접도 받지 못했다. 치욕의 역사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장애인의 교육은 어떤가? 여전히 시혜와 동정의 관점으로만 치부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 분리는 뭐고, 통합은 무엇인가? 장애인은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도 못 냈다. 처음부터 통합된 사회였다면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저상버스를 만들라는 ‘교통약자편의증진법’이 존재할 이유가 없고, 특별교통수단은 왜 따로 만들어졌나. 필요와 불필요를 따지기 전에 장애인 교육의 권리를 중심으로 봐야 하는 문제다”라고 일갈했다.
장애계에서는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이사장(왼쪽), 김기룡 중부대학교 교수(오른쪽)가 참여했다. 사진 한평연 유튜브 영상 캡처
 
현재 평생교육법에 근거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시·도평생교육진흥원,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 시·군·구 평생학습관 등이 설립되어 있다. 홍숙희 제주평생장학진흥원 전략사업부장은 “이미 평생교육법 안에 이런 추진 체계가 있는데, 장애인평생교육법엔 장애인 지원을 위해 새로 기관까지 만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어진 평생교육법을 분리하고, 어떻게 장애인평생교육법을 포함할지에 대한 지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기룡 교수는 이미 장애인·비장애인의 평생교육이 일원화돼 지원되지 않으며,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김 교수는 “이미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평생교육 체계는 분리돼 있다. 장애인평생교육은 국가장애인평생교육진흥센터가 아닌,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 산하 국가평생교육원에서 맡고 있다. 이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의 소극적인 태도, 장애인평생교육 지원과 예산 부재에서 비롯한 것이다. 장애인평생교육이 일반 평생교육 체제에서 활성화되기 어려운 구조다”라고 강조했다. 

- 장애인·비장애인 평생교육 파이 나누기 식 해석 안 돼   

그럼에도 한평연 측은 장애인평생학습도시 근거가 담긴 평생교육법 개정안이 국회통과를 앞두고 있고, 평생교육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장애인평생교육 지원 근거를 담아내면 된다고 주장하며 개별법이 지나치다고 말했다.  

이에 김기룡 교수는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장애인평생교육 근거를 담으려면 평생교육법에 근거 조항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 평생교육법엔 장애특성과 욕구를 담을 조항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한평연 측은 그동안 장애인평생교육이 전체적인 평생교육 내에서도 소외되고 배제되었는지 돌아보지 않은 채, 끝까지 장애인평생교육에 관한 개별법 추진에만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숙희 전략사업부장은 “평생교육법이라는 틀에서 장애인을 위한 평생교육이 불가하다고 선을 긋는 것 같아 불편하다. ‘그동안 너네는 뭐 했나’라는 말을 듣는 것 같다. 장애인평생교육법을 따로 만들 게 아니라 평생교육법 하위법령 개정으로도 충분하다”라며 “저도 장애인 평생교육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싶은데, 법이 분리된다면 지원하고 싶어도 못할 수 있다. 새로운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은 사회적 낭비다. 서로 성장을 도울 수 없게 분리되는 것이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한평연에서는 이정미 대구·경북 연구원 기획경영실장(왼쪽), 홍숙희 제주평생장학진흥원 전략사업부장(가운데)이 참여했다. 신민선 한평연 회장(오른쪽)이 좌장을 맡았다. 사진 한평연 유튜브 영상 캡처

장애계에서는 평생교육의 주도권이나 파이 경쟁의 차원이 아닌, 장애인의 교육권 침해 역사를 반성하고 회복하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제시했다. 

장애인의 경우, 중학교 졸업 이하 학력이 전체 장애인의 54.4%(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 달한다. 이는 전체 국민 중 중졸 이하 학력 12%에 비해 4.5배나 높은 수준이다. 평생교육은 장애인에게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비장애인의 평생교육과는 결이 다르다.

김기룡 교수는 “평생교육의 활성화를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수십 년간 이어진 장애인의 교육권 침해 역사를 볼 때, 한시라도 빨리 장애인 교육권을 확립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 교육권을 배제한 역사를 반성하기 위해서 제시한 것도 있다”라며 “특수교육법이 있다고 해도 장애인의 교육이 특수학교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특수교육법이 제정되면서 일반학교에서의 통합교육이 활성화되었다”라고 말했다. 

박경석 이사장 또한 “사회 통합이나 평생교육의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개별법이 마치 이러한 통합을 분절한다는 논리로 몰고 가고 있다. 지금까지 평생교육에서 장애인의 평생교육이 적절했는지를 평가하는 게 먼저다”라며 “혼자만 생각하는 통합이 통합인가? 그동안 장애인을 교육에서 배제하고 거부했던 역사를 돌아보지 않은 채 통합과 분리를 논한다는 것은 철저히 비장애인 중심의 폭력적 방식이다”라고 한평연을 비판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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