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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사회복지사 될 수 없어

학위 있지만 ‘피한정후견인’이라는 이유로 사회복지사 자격 제한
사회복지사업법상 피한정후견인 사회복지사 못 돼… ‘자기결정권 침해’ 헌법소원
피후견인 결격조항 둔 법령 300여 개, 전면 검토 필요해

사회복지사 전문 학위를 취득하고 직무능력까지 갖춘 한 지적장애인이 피후견인이라는 이유로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사회복지사업법에 피후견인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다는 기준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복지사업법 이외에도 피후견인에 자격제한을 둔 법령은 300여 개에 달한다.

18일 오전 11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사업법의 자격제한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 사실을 알렸다.



18일 오전 11시,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복지사업법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염형국 공감 변호사가 헌법소원심판청구서를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 사회복지사 학위 취득 했지만… ‘피한정후견인’ 이유로 자격 안 돼

김 아무개 씨(가명)는 경계성 지능정도를 가진 장애인이다. 세 건의 협박과 사기 피해에 대한 구제를 받기 위해, 지난 2018년 어머니를 한정후견으로 지정해 후견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자신과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2020년 사회복지사 전문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동안 구청 등 지자체 기관에서 복지행정 업무를 해왔고, 최근에는 컴퓨터활용능력 2급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그러나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피한정후견인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다는 말이었다. 김 씨는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사회복지법 상 결격조항을 제 앞에 들이 밀었고,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그동안 제가 했던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큰 좌절감을 느꼈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 씨는 “나라에서 만든 후견제도가 있어서 잠시 사용했을 뿐인데,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분명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며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헌법재판소 재판관과 국회의원에게 부탁한다. 후견제도를 세계적인 흐름에 맞게 정비해주길 바라며, 결격조항을 하루 빨리 폐지해 나와 같은 장애인이 꿈을 이루지 못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결격조항인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의2 1호에 따르면,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은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다. 13년간 아버지로부터 후견을 받은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한국에서라면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사건의 변호를 맡은 조미연 공감 변호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이 사건 헌법소원 소송대리인 조미연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피한정후견인의 자기결정권과 직업선택의 자유 그리고 평등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결격조항의 위헌성을 설명했다. 헌법 상 평등권 침해 심사 기준인 △입법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최소 침해성의 원칙 △법익의 균형성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해당 결격조항은 모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조 변호사는 “성년후견제도의 기본 이념과 원칙에 따르면 후견 여부와 사회복지사로서의 직무수행능력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며 “정신적 장애인의 권리보장을 위한 성년후견제도가 오히려 지적장애인 청구인을 사회에서 배제하고 있다. 현행 성년후견제도가 과연 그 제도의 본래 목적에 부합하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입장을 밝혔다.

- 피후견인 결격사유 조항 있는 법령만 300여 개… 전면 검토 필요해

성년후견제도는 과거 금치산·한정치산제도의 한계를 개선하고자 지난 2013년 등장했지만, 여전히 후견인의 의사결정에 기댄 채 피후견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판도 받고 있다.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도 2014년 최종견해를 통해 한국정부가 성년후견제도의 후견인이 장애인의 의사를 결정하도록 한 것에 우려를 표했다. 위원회는 ‘대체 의사결정’이 아닌 ‘조력의사결정’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지만, 정부는 오히려 성년후견제도는 장애인에 대해 차별을 하지 않으며, 이용 비율이 높아 즉각적 폐지는 어렵다고 답해 빈축을 샀다.

배광열 사단법인 온율 변호사는 “과거 정신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법적 능력을 획일적으로 제한했던 금치산·한정치산제도에 대한 반성으로, 성년후견제도가 도입됐다. 피후견인은 필요한 도움이 있을 때 도움을 받는 것이 당연한 삶의 모습이며, 이를 통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 후견인의 취지다. 그런데 단지 후견인의 도움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피후견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마저 부정당하고 자립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인권 측면에서도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사회복지사업법 외에도 국내에는 300여 개에 달하는 법령에서 피후견인에 대한 결격조항을 두고 있다. 이 같은 문제로 올해 지방공무원법 및 국가공무원법 개정을 통해 피한정후견인이어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했지만, 사회복지공무원을 위한 자격조건인 사회복지사 제도에서의 자격제한이 그대로 남았다.

따라서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피후견인에 대한 결격조항이 있는 300여 개의 국내 법령에 대한 전반적인 개정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문영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변호사는 “법령에서 ‘금치산자 또는 한정치산자’가 ‘피성년후견인 또는 피한정후견인’으로 단어만 기계적으로 바뀌었다”며 “사회복지사업법 조항 외에도 별다른 입법 목적 없이 피한정후견인의 자격제한을 둔 법률이 많다. 이번 헌법소원 심판청구를 계기로 관련 조항들도 정비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법소원 참여자들이 '후견제도 개선하고 결격조항 폐지하라! 피한정후견인 사회복지사 자격 제한 헌법소원 기자회견, 사회복지사 전문학사 학위 취득하였으나 후견인 선임 이유만으로 자격증 발급 거부'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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