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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논의에 '장애청년' 없다

내년이면 임기 만료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공약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게 일자리 공약이었다, 임기 시작 후, 일자리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 정책 실패라고 진단한다. 더군다나 청년들은 외환위기 못지않은 취업의 어려움, 불확실한 미래에 코로나 시국까지 겹쳐 암울하다. 지역 막론하고 청년들 대부분의 삶의 질은 저하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해결할 계기를 마련코자 ‘청년 노동시장의 지역 격차 실태와 지역 청년 노동자 삶 개선방안’이란 주제로 '청년의제 열린 공론장‘ 일자리 세션을 국무총리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이하 청조위)와 국무조정실이 공동으로 주최하며 지난 18일 유투브로 생중계했다.

공론장에 나온 발제자들은 청년의 일자리가 단기직임을 공통으로 지적하며, 지역 청년 노동시장 현실에 대해 ▲청년의 학력 수준 상승에 따른 좋은 일자리는 지방에 없음 ▲과거보다 생산직 일자리 숙련도 필요성 감소로 기업의 단기직 채용 선호 ▲저임금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의 대부분 차지 ▲기업의 수도권 편중 ▲청년 관련 창업, 역량강화 예산 부족 등을 언급했다.

토론자들은 ▲경기도에선 북부권이 남부권에 비해 좋은 일자리 부족 및 노동환경 열악해 지역 간, 내 노동 격차 존재 ▲광주의 경우 지역중심 혁신적 일자리 또는 인재풀 활용할 기반 없어 광주 청년들이 광주로 돌아오지 못함 ▲용접단가의 최저시급 책정으로 일하는 노동자 없어져 창원 중공업 쇠락하고 있음 등의 지역 현실을 언급했다.

제조업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한 토론자는 직업교육을 받은 노동자의 임금이 기존 정규직과 재벌 간 적대적 공생관계로 현실화가 안 되고 정규직의 임금 상승에 하청업체 직원들은 최저임금에서 맴도는 등으로 정규직 비채용 명분만 만들기에, 임금의 현실화 및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위한 지역제조업 환경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토론자들 사이에선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기업, 시민사회, 정당, 지역 당사자 등의 주체들 간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단 의견이 있었다.

▲지난 10월 18일 국무총리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이하 청조위)와 국무조정실 공동주최로 개최되었던 청년 의제 열린 공론장 일자리 세션에서 발제자로 나섰던 경남대 사회학과 양승훈 교수의 발제 모습. ⓒ청년정책조정실 Youtube 캡처

발제자, 토론자의 이야기를 들은 후 경남 청년정책추진단의 김상원 단장은 청년 일자리 정책에 대한 국가, 지방정부의 명백한 역할분담을 주장하며, 청년의 삶이 특화될 수 있는 부분은 지역에서 하고, 지역 경제순환을 위해 단기 일자리도 필요함을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 창원고용센터 박태준 소장은 청년 일자리의 경우 희망 일자리 부족의 문제가 가장 크다며, 이에 대해 정부, 지자체, 전문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겠단 입장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이병용 담당관은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직면한 위협이 청년에게 먼저 표출되기에, 청년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공론장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용의 양과 질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아직도 고용에 있어, 양에만 치중하는 대한민국 고용정책의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졌다. 이로 인해 저임금에 단기간 일자리가 대부분이고, 이 일자리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의 삶은 팍팍해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극히 일부 있지만 말이다.

원청업체 정규직과 하청업체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원청업체 정규직과 하청 비정규직 간의 임금 격차를 매년 공시해 정규직 임금 인상 억제를 통해 비정규직 임금 인상이 되도록 재계를 압박하는 등의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필요하단 지적들이 존재하는데, 이런 지적에 공감하는 바이다.

하지만 정작 장애가 있는 청년 일자리에 관한 논의가 없었던 점은 가장 아쉬운 지점으로 남는다. 장애 청년의 경우 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정신장애 등의 정신적 장애가 있단 이유로 사회복지사, 변호사 등의 일자리 취업이 제한되는 현실에 직면할 수 있다.

▲지난 10월 18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의 시민단체들이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피한정후견인 사회복지사 자격 제한 헌법소원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함께걸음 Youtube 화면 캡처

얼마 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의 장애계 단체에서 피후견인은 사회복지사 취업 제한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한 적이 있었다. 당사자인 20대 청년 김 모씨는 작년 사회복지사 전문학사 학위 취득한 후 사회복지사로 취직하기 위한 준비를 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지적장애가 있고 사기당하는 걸 막기 위해 한정후견인을 선임했지만, 그 이유로 사회복지사업법 제11조의 2 ‘결격조항’에 따라 사회복지사 자격증 발급을 거부당했다. 후견 개시 및 사회복지사의 직업능력 간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음에도 거부당한 건 엄연한 차별이다. 그와 같은 문제를 청년 일자리 논의에서 다뤘어야 했는데, 공론장에선 그런 문제들이 다뤄지지 않았다.

또한, 정신적 장애 청년들 가운데는 최저임금 적용제외라는 것을 받는 장애인들이 상당해, 보호작업장 일자리의 경우 월 10만 원 이하로 받으며 일하는 지적장애인들이 수두룩하며, 심지어는 자폐 청년, 정신장애 청년들 가운데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장애계에선 장애인고용촉진기금을 이용한 방안, 정부에선 최저임금 감액제를 통한 방식을 통해 최저임금 보장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액수가 작아 최저임금 보장이 안 되는 등의 문제가 있고, 전자는 정부에서 난색을 표하는 등,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것에 대한 논의는 아직도 지지부진하다. 이런 문제도 사실 공론장에서 다뤄야 하는 것이었음에도 그 자리에선 다뤄지지 않았다.

▲제주 사회적 기업 ‘일배움터’가 2년 전 11월 7일 롯데면세점 제주점 4층에 청년 장애인 바리스타 카페 ’플로베 롯데점’을 개점했다. ⓒ일배움터

장애인의무고용제와 관련해선 장애인고용부담금이 비정규직 평균임금보다 적고, 장애인은 일을 잘할 수 없단 고정관념 등으로, 의무고용률 지키지 않는 민간기업, 공공기관 등이 많다. 특히 30대 대기업의 경우엔 사내 유보금이 많아도 장애청년 포함한 장애인 고용‧일자리에 돈을 쓰지 않는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도 공론장에서의 논의는 없었다.

청년 일자리가 단기간에 저임금 일자리가 대부분이라고 아까 언급했었는데 이는 장애인 일자리에서도 보이는 현상이다, 실업 문제 해결에 급급한 나머지, 일자리의 경제적 수요를 면밀하게 고려하지 않은 탓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우리나라 청년 일자리 현실을 더 이해하기 쉬웠는지도 모르겠다. 현실이 비슷함에도, 공론장에선 장애 청년 포함한 장애인 일자리 얘기는 언급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장애 청년들이 지원할 수 있는 직업군이 부족한 것, 직장에서 언어적 폭력 등 괴롭힘에 시달리는 현실 등을 얘기하며, 장애 청년 일자리 질의 증진 방안도 논의되었으면 좋았는데, 그게 없어 역시 아쉬웠다.

이번 공론장을 통해 장애인 근로‧고용에 대한 논의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주류화되지 못했다고 느껴지니 더욱 씁쓸하다. 이런 논의도 비장애 청년 일자리 문제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주류화될 수 있도록 장애 청년을 포함한 장애인 당사자와 장애계, 시민단체가 단합해 우리 사회와 정부를 압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장애 청년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의견에 이번 공론장의 좌장이었던 분이 장애청년 및 외국 청년의 일자리 현실을 다루는 건 향후 방안으로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했으니 앞으로의 논의 방향을 지켜보겠다. 장애 청년 일자리에 대한 생산적 논의가 많아질수록 결국엔 세금 내는 당당한 장애인이 많아지는 게 현실로 점점 더 가까워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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